65세 이상이라면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에 꼭 챙겨야 할 예방접종 중 하나가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입니다.
특히 고령층은 독감에 걸렸을 때 단순히 며칠 앓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폐렴이나 다른 합병증으로 이어지면서 입원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더욱 큽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문제가 있습니다.
“65세 이상은 독감백신을 맞아도 젊은 사람보다 예방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가 바로 나이가 들면서 면역체계의 기능이 저하되는 ‘면역노화’입니다.
65세 이상 독감백신이 중요한 이유
우리나라 고령층의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은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2019~2020년 기준 국내 고령층의 독감백신 접종률은 **83.5%**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접종률이 높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열린 ‘초고령사회 고령층 인플루엔자 예방 정책 혁신 방안 정책토론회’에서도 접종률을 높이는 정책에서 실제 예방효과를 높이는 정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핵심은 ‘얼마나 많이 접종했느냐’뿐 아니라 접종 후 고령층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느냐입니다.
독감백신 효과, 고령층에서 떨어지는 이유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송준영 교수가 토론회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백신의 예방효과는 연령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건강한 성인은 백신 접종 후 60~80% 수준의 예방효과가 나타나는 반면,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0~50%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면역노화(Immunosenescence)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면역세포의 기능과 면역반응이 약해져 같은 백신을 맞더라도 젊은 사람과 동일한 수준의 면역반응을 만들어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독감백신을 맞을 필요가 없을까?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령층에서는 독감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더욱 큽니다.
고령층 독감 예방접종의 중요한 목적은 감염 자체를 100% 차단하는 것만이 아니라 감염되더라도 입원·중증화·합병증 등의 위험을 낮추는 것에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백신을 맞아도 독감에 걸릴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예방접종이 필요 없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주목받는 ‘고면역원성 독감백신’이란?
이러한 면역노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입니다.
고면역원성 백신은 일반적인 표준용량 백신보다 강한 면역반응을 유도하도록 개발된 백신을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백신에 포함되는 항원량을 늘리는 방식
면역증강제를 추가하는 방식
등을 활용해 고령층에서 보다 강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즉, ‘고령층의 면역력 특성을 고려해 설계된 독감백신’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해외에서는 고령층 고면역원성 백신 확대
고령층에 보다 효과적인 독감백신을 제공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여러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모든 고령층에게 한꺼번에 적용하기보다 고위험군을 우선 지원하는 방식도 거론됩니다.
예를 들어 75세 이상 고령층을 우선하는 일본, 요양시설 거주자를 우선하는 대만과 같은 방식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가 재정과 예방 효과를 고려한다면 초고령층이나 요양시설 거주자 등 독감으로 인한 중증화 위험이 높은 사람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습니다.
국민 88.8% “국가예방접종 지원 확대 동의”
고면역원성 독감백신에 대한 국민 관심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국내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55.7%가 고면역원성 백신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고가의 백신 비용을 직접 부담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응답은 **50.9%**였습니다.
특히 **고면역원성 백신에 대한 국가예방접종 지원 확대에 동의한다는 응답은 88.8%**에 달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고령층에서 일반 성인보다 독감백신의 예방효과가 낮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응답은 **13.6%**에 불과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순히 “65세 이상은 독감백신을 맞으세요”라는 안내를 넘어 면역노화와 고령층 백신의 특성까지 함께 알리는 것도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65세 이상 독감 무료접종, 앞으로 달라질까?
현재 논의의 핵심은 우리나라 고령층의 높은 독감 예방접종률을 실질적인 입원·중증화·사망 감소로 얼마나 연결할 수 있느냐입니다.
대한감염학회 역시 면역노화를 고려한 고면역원성 백신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언하고 있습니다.
다만 고면역원성 백신을 모든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바로 지원할 경우 상당한 재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75세 이상 초고령층 → 요양병원·요양시설 등 고위험군 → 65세 이상 고령층
등의 방식으로 지원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이는 정책 논의 방향이며, 실제 국가예방접종 대상 백신과 지원 기준은 정부의 최종 결정과 해당 연도 국가예방접종사업 지침을 확인해야 합니다.
꼭 기억해야 할 점
65세 이상에서 독감백신의 예방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는 사실은 “독감백신을 맞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고령층은 독감에 걸렸을 때 폐렴이나 입원, 중증화로 이어질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예방접종의 의미가 더욱 큽니다.
앞으로의 핵심은 높은 접종률을 유지하는 동시에 면역노화를 고려해 고령층에게 더욱 효과적인 백신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입니다.
특히 고면역원성 백신이 향후 65세 이상 국가예방접종사업에 어떤 방식으로 도입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 본 글은 건강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개인의 연령, 기저질환, 복용약 등에 따른 백신 종류와 접종 여부는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